영화에서 황정민은 간경변으로 요양원에 들어갔다가 임수정을 만납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여러분들이 시놉시스에서 보시고 다른 멜로영화에서 보신 것과 비슷하게 이어집니다.
예. 대부분의 영화들이 그러하듯, 만나고, 사랑하고, 다투고, 갈등하고, 헤어지고..... 뭐 그런 내용이지요.
※ 본 내용은 영화 '행복'의 내용을 일부 포함하고 있습니다. 네비게이션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멜로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취향의 탓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스토리 자체가 복잡하지 않더라도 탄탄하고 논리정연한 것들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아니, 어쩌면 멜로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설정인 남녀가 한눈에 반해서 급하게 가까워지는 모습을 싫어하는 걸지도 모르겠군요. 저 자신은 그래본 적도, 그렇게 될만한 능력이나 환경도 안된다고 생각하는 터라 그런 스토리가 공감을 얻지 못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건, 같이 간 친구는 영화를 보면서 몇 번이나 울었다고 정말 안봤으면 후회했을 거라 그랬지만 솔직히 전 2/3정도의 지루함 속에서 묵묵히 시간을 흘려보내고는 현실성 없는 이야기와 아직도 솔로인 현실에 절망하며 영화관을 나셨습니다.
솔직히, 영화는 별로 재미가 없었습니다만, (여자분들은 공감하실 부분이 많겠지만, 남자가 보기엔 별로 재미 없다고 생각합니다. -_-) 영화가 보내주는 메시지 중 일부는 제 마음을 동하게 하더군요.
영화의 2/3쯤 되는 부분에 황정민이 도시생활을 그리워하고 임수정과의 관계에서 갈등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제발 헤어지자고 말해줘. 내가 그런 말 못하는거 잘 알잖아. 난 너보다 서울에서 같이 지내던 그 여자와 지내는게 더 좋아." 대충 이런 내용의 대사였던 것 같습니다.
그때 임수정은 마치 잘못한 어린아이가 싹싹 빌듯이 두 손을 모아 빌면서 울며 매달립니다. 그 여자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앞으로 더 잘해주겠다고 그러니까 그런말 하지 말라고..... 그렇게 울면서 매달립니다.
영화를 보신 분들은 이 장면을 기억하실 겁니다. 직감적으로 떠나갈 행복을 예상하고 기쁘고 즐거워야 할 시간에 눈물을 흘리는 이 장면. 앞으로 시작될 파행을 예고하는 장면이기도 하죠.
영화가 끝난 뒤, 인간은 참 바보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기가 행복한 상황인지를 알지 못한 채 헛된 물질적 풍요를 그리워하다가 결국에는 그 물질적 풍요 안에서 스스로 붕괴되어가는 것을 알건만 사람들은 그것이 행복인 줄 압니다.
그러나 결국, 진정한 행복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오는 것이라 봅니다.
정확히는, 새로운 관계를 만들고, 서로의 마음을 확신하고, 그렇게 서로 사랑하고, 그 사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면서 기뻐하는.....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행복"에서 가장 행복했던 사람은 마지막 장면에서 눈물을 흘릴 수 있었던 임수정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한 사람을 사랑하고, 그 사람을 위해 희생하고, 또 그를 마음 속에서 쭉 기다리면서 그렇게 기쁜 눈물을 흘릴 수 있었으니까요.
한 사람을 마음에 품고, 그를 생각하고, 그렇게 그를 기다리는 가장 행복한 때가 여러분에게도 함께하시길.